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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_신윤동욱기자: 동성애십자가를 밟고 가라_2016.3.23
2019-10-01 18:26:53 | ahcs | 0 | 조회 2983 | 덧글 0

동성애 십자가를 밟고 가라

한겨레21 신윤동욱 기자께서 잘못된 프레임으로 동성애 반대운동을 비판하고 있군요!
극소수 주변부의 사람의 말을 인용해 기독교 전체의견을 왜곡했고, 본질이 다른 예수그리스도 복음전파 차단 목적 ‘십자가 밟기’와 ‘동성애 반대’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했고, 동성애반대운동을 동성애혐오시장으로 매도하는 망발을 일삼고 있군요!!

[부분 인용]

“개신교 내에서 성소수자 반대 세력은 원래 굉장히 주변부 그룹이었는데, 지난해 퀴어페스티벌 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17세기 일본 에도막부 시절,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를 상징하는 ‘십자가 밟기’를 전한다. 선포한 막부는 기독교 신자를 가려내기 위해 ‘십자가 밟기’를 강요했다.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개신교 안에서 동성애 혐오 시장이 형성돼 차별로 지위를 얻고 생계가 가능한 수준이며 내부 경쟁이 과열 양상마저 보인다.”

 

 
 
Gina Phillips

 

      레드 기획

동성애 십자가를 밟고 가라

‘동성애 지지’를 이유로 낙선운동 벌이는 개신교 일부 세력… 전국 교회의 영향력 앞에 ‘동성애 반대’ 고백하는 정치인들

제1104호
2016.03.23
등록 : 2016-03-23 18:13 수정 : 2016-03-2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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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종 기자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성경 구절처럼 한국 개신교 일부의 ‘동성애 반대’의 끝은 모르겠으나, 미약한 시작에 견줘 오늘이 창대한 것은 확실하다. 2007~2008년 차별금지법 반대를 시작으로 본격 조직되기 시작한 동성애 반대는 개신교 ‘일부’의 행동에 가까웠다. ‘며느리가 남자라니 웬 말이냐’ 등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는 말을 남긴 동성애반대운동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시작했다. 당시는 개신교 주류에서 소외된 이들이 주류가 차마 하지 못하는 차별적 주장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으로 보였다.

지난해 퀴어문화축제 결정적 장면

미국에서 1970~90년대 가족의 가치를 내세운 기독교 보수주의 운동을 직수입한 이들의 논리는 차별금지법, 학생인권조례, 서울시민인권헌장 등의 논란을 거치며 개신교 주류 교단의 논리로 확산됐다. 지금 당신의 주변 사람이 다니는 교회의 주보를 펼치면 ‘동성애의 확산과 이슬람 침투를 막게 해달라’는 ‘나라를 위한 기도’를 찾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감리교는 미국에서 ‘리버럴한’ 교단으로 꼽히지만, 지난 1월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장정(감리교 교회법)에 동성애 관련 징계조항을 명시했다. 목회자가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면 정직, 면직은 물론 교회 출석을 금지하는 출교까지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신도 수를 가진 장로교는 이런 조항을 명문화할 필요도 없다. 비교적 진보적인 감리교 안에는 그래도 동성애에 대한 온정적 목회자들이 있어서 이들의 활동에 제재를 가하기 위해 명문화가 필요하지만, 장로교는 이런 이견조차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시청 광장은 참가자들과 반대자들로 북적였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주일 예배를 마치고 ‘동성애 반대’ 손팻말을 들고나온 순복음교회 신자들이었다. 대형 교회의 상징인 순복음교회가 ‘마침내’ 교회 이름이 들어간 동성애 반대 손팻말까지 제작해 옥외 집회에 나선 것이다.


성소수자 혐오에 대응하는 인권활동가 모임인 ‘트랜스-크라이스트’(Trans-Christ)가 지난 3월5일 주최한 토론회 ‘더 더러운 커넥션’에서 한 교계 인사는 이렇게 지적했다. “개신교 내에서 성소수자 반대 세력은 원래 굉장히 주변부 그룹이었는데, 지난해 퀴어페스티벌 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가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명실상부한 교단의 주류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거리엔 기독당의 이름이 들어간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동성애 합법화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할랄식품공장 설립 반대/ 이슬람 IS 테러 반대’. 곳곳에 나붙은 빨간 현수막은 기독당의 존재 이유를 그렇게 말하고 있다. 한편에선 낙선운동도 한창이다.

“khTV라는 곳에서 동영상을 만들어서 ‘동성애 조장하는 낙선 대상 1번 김광진’으로 영상을 퍼뜨립니다. 제가 출마하는 지역민과 교인들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단톡방을 만들어서 계속 전달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게 악의적 편집이다, 뜻이 와전된 것이다 설명하고 해명하라고 합니다.”

전남 순천에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광진 의원이 지난해 12월20일 ‘오직 순천! 국회의원 김광진 블로그’에 올린 ‘증오의 힘보다 사랑의 힘이 더 크다는 걸 믿습니다’ 라는 글의 일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포된 영상에 대한 반박이다. 동성애 반대 사이트 khTV가 지난해 12월12일 게시한 동영상 ‘내년 총선(지역구) 출마 동성애 옹호·조장 정치인 ①-김광진 편’의 내용은 이렇다.

더민주 비례의원들 겨냥한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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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9일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이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개신교 신자들이 동성애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날의 반대집회 규모는 동성애 반대가 개신교계 전반으로 확산됐음을 보여줬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례대표 의원들 중에서 보면 동성애를 옹호 조장하는 의원들이 거의 대다수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동성애를 가장 앞장서서 지지하는 김광진 의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012년 발의한 동성애 차별금지법을 보면 통진당의 김재연 의원, 내란선동죄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이석기씨와 더불어 김광진 의원도 같이 포함돼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비례대표 의원들이 군대 내에서 항문성교, 곧 동성애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는데요. 진선미, 장하나 의원과 더불어서 김광진 의원도 함께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에 있었던 동성애 축제에도 김광진 의원은 함께 참여하고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김광진 의원이 내년 전라남도 순천시, 곡성군에서 출마한다고 합니다.”

khTV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고 했지만, 실제 제작된 ‘동성애 옹호·조장 정치인’ 시리즈에는 김광진, 진선미, 장하나 등 더민주(제작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만 포함됐다. 3월16일 현재 김광진, 진선미 의원 편은 khTV 사이트에서만 2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카카오톡 등을 통해 각 지역의 교회 인맥을 타고 퍼진 조회 수는 더욱 많았을 것이다. 이렇게 영상은 지역구 출마자들에게 ‘현존하는 위협’이 된다.

지난 2월24일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가 시작되기 직전 김광진 의원에게 “(성소수자 지지를)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교회 집사”라는 그는 “그게 후회할 일인가요?”라고 되물었다. 그가 블로그에 올린 글에 이미 답이 있다.

“국회의원씩이나 되는 사람도 그 옆에 서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비난받는다면 그 당사자로 살아가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내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그 곁에 서지 않고 방관하고, 같이 비난의 대열에 동참하는 것 저는 부끄러워서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뜻을 굽히지 않은 김광진 의원의 트위터가 3월10일 전한 소식이다. “전남기독교총연합회에서 제 공천을 반대한다는 공문을 (더민주) 공심위(공천심사위원회)에 보냈다고 합니다. LGBT의 권리를 대변한다는 게 그 이유라고 하네요.”

역사는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를 상징하는 ‘십자가 밟기’를 전한다. 17세기 일본 에도막부 시절, 금교령을 선포한 막부는 기독교 신자를 가려내기 위해 ‘십자가 밟기’를 강요했다. 십자가나 성화를 밟고 지나가지 않으면 기독교 신자로 낙인찍어 처벌한 것이다.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일부에게 동성애 지지는 우리 시대의 십자가가 되었다. “동성애 옹호 조장하는 정당엔 표 없다고 전해라”는 개신교 일부 세력 앞에 ‘동성애 반대’ 고백을 하는 이들이 줄줄이 나왔다. 더민주 ‘장애인’ 비례대표 최동익 의원이 지난 1월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최동익, 박영선, 박지원…

“우선 저는… 신앙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동성애는 지지하지 않음을 이 자리에서 명확하게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어진 글은 자신이 제19대 국회에서 공동발의한 차별금지법안, 군형법 일부개정안이 “동성애 지지와 전혀 관계없으며 오히려 동성 간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2월29일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에 참석한 박영선 더민주 의원은 “오늘 이렇게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 관련 법 이거 저희 다 반대한다. 누가 이것을 찬성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다시 한번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 법, 그리고 이슬람 문제, 저희는 결코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3월16일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한 교회에서 예배를 보았다는 그는 “교회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목사님께서 이단과 동성결혼 반대에 대해 확고한 신념으로 말씀하셔서 공감하고 감명받았습니다”라고 썼다. 이렇게 언급된 예비후보들 중에 3월18일 현재 김광진·최동익·장하나 후보는 공천을 받지 못했고, 진선미 의원은 더민주 서울 강동갑 후보로 확정됐다.

단일 이슈를 중심에 둔 낙선운동은 드물다. 나영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는 “기독인유권자연대 같은 단체를 만들어 정책 제안을 하거나 몇 대 과제를 제시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낙선운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교계의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영정 성소수자인권활동가는 “개신교 안에서 동성애 혐오 시장이 형성돼 차별로 지위를 얻고 생계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내부 경쟁이 과열 양상마저 보인다”고 지적했다.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 동성애반대운동연대,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 등 동성애 반대 ‘연대’ 단체만 여럿일 정도다. ‘트랜스 크라이스트’ 토론회에 참석한 교계 인사는 “동성애, 이슬람, 종북 등 개신교 내에서 중요하게 떠오른 세 가지 반대가 있는데, 동성애는 종북이나 이슬람처럼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여기 앞에 있기 때문에 개신교의 반응이 더욱 격렬해진다”고 분석했다.

‘동성애 반대’를 주요 의제로 내세운 기독당이 이미 존재하지만, 3월에는 기독교 자유당이 새로 창당됐다. 이슬람교 반대, 종교차별법 반대, 동성애 반대 등 1천만 명 기독교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기독교계 정당이 통합된다면 원내 진입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08년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기독당은 2.59%를 득표했다. 이번 총선에서 3% 이상을 득표하면 비례대표 의석 1~2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총선을 결정적 국면으로 보고 적극 나서는 이유는 ‘법제화’의 중요성 때문이다. 한가람 공익법무법인 ‘희망을 만드는 법’ 변호사는 “한국에서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명시한 유일한 근거인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금지’ 조항 삭제가 다음 국회에서 이들의 목표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서울시민인권헌장 파동 뒤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과장된 공포에 짓눌려 표를 주지 않을 계층을 의식해 적극 지지층에 등을 돌리는 것은 자충수”라고 지적했다.

더민주 지지자들이 결정할 문제

그러나 더민주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여성단체연합이 제시한 젠더 정책 가운데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만 유보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을 이미 ‘잡은 물고기’로 보는 동성애 반대 세력은 더민주에 초점을 맞춰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한국 정치의 절대다수를 동성애 반대로 확정짓겠다는 의도다.

한국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둘러싼 대립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미 절반의 반대에 맞서는 절반의 지지가 형성돼야 한다. 성소수자 인권 의제는 야당 지지자들이 결정할 문제인 것이다. 지역별 성소수자 유권자와 지지자 명단을 작성하고 이에 기반해 ‘평등을 위한 한 표’ 운동을 벌이는 ‘레인보우 보트’(Rainbow Vote) 운동도 시작됐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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