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신학회 등 44개 단체가 참여한 간담회와 "하나님의 피조물, 예수의 친구, 교회의 동반자"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읽으니, 성경의 예수그리스도와 동떨어지고 인위적으로 포장한 그리스도를 믿는 분들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한국 교회의 ‘반동성애’ 입장이 '빨갱이' 대신 교회 내부의 세력결집을 위한 담론에 불과하다는 주장까지 했는데, 아전인수식 해석이며 정도를 벗어난 성경해석일 뿐입니다.
동성애를 금하는 성경말씀을 변질시켜 예수님처럼 동성애자를 품어야 한다는 교묘한 해석으로 덧씌우고, 결국엔 성경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거짓선지자들'의 전형적 수법일 뿐입니다.
《"'빨갱이' 대신 동성애 혐오로 교회 결집"》
오마이뉴스 기사입력2017.10.02 오후 8:28
[현장] 기독교계 성소수자 차별 대응 긴급간담회
[오마이뉴스 글:남지현, 편집:이주영]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47&aid=0002164276
[현장] 기독교계 성소수자 차별 대응 긴급간담회
[오마이뉴스 글:남지현, 편집:이주영]
"한국 기독교계가 보수적인 신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과거에 사용하던 '반공'이라는 기치를 '반동성애'로 전환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홀에서 '한국교회의 동성애 혐오를 경계하다'를 주제로 긴급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최형묵 목사가 이렇게 말했다. 한국여성신학회와 한국여신학자협의회가 공동주최한 이날 간담회에서 최 목사는 국내 보수교단의 '3종 세트'를 거론했다. 과거에 가장 잘 드는 칼이었던 '반공주의'의 날이 무뎌지면서 새로 들고나온 게 '반동성애'고, 장차 반이슬람주의 공격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동성애자 교회 추방 등 차별조치 이어져
이날 간담회는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등 주요 교단 총회에서 노골적인 성소수자 차별조치가 결의된 것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총회는 지난 19일 장로회신학대 등 교단 산하 7개 대학에 동성애자의 입학, 교수임용, 교직원채용을 금지할 것 등을 결의했다. 예장통합보다 보수적 교단으로 분류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총회는 동성애자를 교회에서 추방할 수 있도록 교회헌법을 개정했다. 다른 보수 교단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의 발제는 박경미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 최형묵 목사, 임보라(49) 목사, 윤관 장로회신학대 총학생회장이 맡았다.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석자 40여 명이 진지하게 듣고 함께 토론했다.
최 목사의 발언에 이어 임보라 목사도 "'빨갱이' 대신 성소수자를 택했다는 말을 많이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70~80년대에 '빨갱이'로 낙인 찍혔던 사람들이 숨어들었던 곳이 교회였습니다. 그렇다면 '빨갱이'가 성소수자로 대체된 상황에서 교회는 마땅히 수많은 성소수자들, 그리고 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낯선 이들을 위해 공간을 내어주는 것은 환대일 뿐 아니라 이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마땅한 사명인 것입니다."
임 목사는 "자신들을 절대 선으로 규정하고, 성소수자와 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고 찍어내려는 (한국 교회의) 시도에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는 자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수와 세리가 친구였듯, 우리도 성소수자와 친구 돼야"
성서 연구자인 박경미 교수는 "성경은 과학적으로, 역사적으로 많은 오류가 있는 책"이라며 "시대와 지역의 종교 문화적 제약과 한계 속에서 저자들은 성서를 썼고, 따라서 성서에는 하나님의 진리와 인간의 편견과 오류가 뒤섞여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동성애를 비난하고 정죄하는 성서 구절들은 2천~3천 년 전에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무분별하게 현대에 적용하는 것은 2천~3천년 전 고대 사회의 편견과 오류를 21세기 인간과 사회에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성서는 동성애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하나님의 자녀로 창조되었음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소수자들 역시 자기 삶의 주체이며 민주시민인데 다른 사람이 그들의 삶과 권리를 재단하는 것은 동료 시민에 대한 폭력"이라며 "무엇보다 예수께서 세리와 창녀의 친구가 되셨듯, 오늘 우리는 성소수자들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형묵 목사도 성서가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다는 보수 기독교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문제가 된 건 낯선 이를 환대하지 않은 것이지 동성애가 아닙니다. 그래도 (동성애 관련) 얘기가 나오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그건 동성애가 아니라 성적 착취를 얘기하고자 한 것입니다. 성적 착취는 이성애자들 간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성서의 음식물에 관한 규정들(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문어·새우 섭취 금지 등)은 거부하면서 동성애에 관한 것만 받아들인다는 게 정당합니까?"
"성소수자 배척 대신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
발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박원홍 서문교회 목사는 "성소수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교인과 목회자들이 많다"며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고 관련 자료도 열심히 공급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독일 괴팅헨대학교에서 문화간 신학(intercultural theology)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황성희(44)씨는 "독일도 과거 동성애를 두고 교회 내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한 교회에서 30년 동안 토론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 동성애자 목회자를 세우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한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총회에 여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주류와) 다른 이야기들이 공론화될 기회 자체가 없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최영실(67)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독일에서 형법 175조(동성애 처벌)를 가지고 동성애자 10만명을 체포했을 정도로 법이 무서운 것"이라며, "성별, 인종, 학력,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교회와 정계가 차별금지법제정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숙자(82) 이주여성교회 목사는 1970년대부터 기독교 사상이 동성애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공허한 울림에 그쳤다고 회고했다. 그는 "세월이 지나 지금이라도 이 문제에 모두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굉장히 반가워 몸이 아픈데도 남양주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여성신학회 등 44개 단체가 작성한 성명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낭독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서로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챙겼다. '신변 안전을 기도하겠다'는 농담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하나님의 피조물, 예수의 친구, 교회의 동반자" - 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동성애와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에 대한 여성신학자들의 입장
우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102차 총회의 "동성애와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입장"과 이에 따른 헌법 개정 결의안을 비롯한 각 교단의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정치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다양성과 차이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이들로서 존재 자체만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존재의 다양성과 차이는 사회의 차별과 배제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인간다운 존중을 받지 못한 채 혐오 대상으로 차별과 고통 속에 살았던 죄인들, 과부들, 장애인들, 이방인들, 바로 이들 곁에 예수 그리스도가 계셨습니다. 그는 정결과 부정, 거룩과 세속의 폭력적 경계를 넘어서, 하나님의 이름과 율법으로 차별과 혐오를 생산하던 이들의 죄악을 하나님의 빛 아래 드러내셨습니다. 그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모든 차별의 장벽을 허물고 참된 화해와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 시대 한국교회는 차별과 혐오의 폭력에 저항하며, 하나님의 생명창조 역사의 파트너로 초대받았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성소수자들을 하나님의 피조물, 예수의 친구, 교회의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거룩의 기준은 교회법이나 교단의 교리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의 유일한 기준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 단순하고도 준엄한 명령에 있습니다. 다수의 지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의 이웃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일에 앞장서는 교회는 결코 거룩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사회적 약자들, 그 가운데서도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방식으로는 세상과 소통할 수 없으며, '평화'라는 이 시대의 부름에 응답할 수도 없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이번 헌법 개정 결의안을 통해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라는 주제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교회법이 하나님 사랑의 법과 사역보다 더 우선되지 않음을 강조했던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가, 우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교회여성들과 여성신학자, 여성목회자들의 분명한 뜻을 담아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자 합니다.
첫째, 성소수자의 존엄과 인권을 존중한다.
둘째, 성지향성은 찬성/반대 혹은 옹호/비난의 사안이 아님을 확인한다.
셋째,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정을 이슈화하여 교권과 보수 정치의 세력을 재생산하려는 모든 시도를 규탄한다.
넷째, 어떠한 사람도 성소수자의 인권과 하나님의 자녀 됨을 표현한다는 이유로 교회, 교단, 그리고 신학교 내에서 차별받는 것에 반대한다.
다섯째,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에 대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성숙한 이해와 진지한 논의를 요청한다.
2017년 9월 28일
한국여성신학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특히 한국 교회의 ‘반동성애’ 입장이 '빨갱이' 대신 교회 내부의 세력결집을 위한 담론에 불과하다는 주장까지 했는데, 아전인수식 해석이며 정도를 벗어난 성경해석일 뿐입니다.
동성애를 금하는 성경말씀을 변질시켜 예수님처럼 동성애자를 품어야 한다는 교묘한 해석으로 덧씌우고, 결국엔 성경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거짓선지자들'의 전형적 수법일 뿐입니다.
《"'빨갱이' 대신 동성애 혐오로 교회 결집"》
오마이뉴스 기사입력2017.10.02 오후 8:28
[현장] 기독교계 성소수자 차별 대응 긴급간담회
[오마이뉴스 글:남지현, 편집:이주영]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47&aid=0002164276
[현장] 기독교계 성소수자 차별 대응 긴급간담회
[오마이뉴스 글:남지현, 편집:이주영]
"한국 기독교계가 보수적인 신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과거에 사용하던 '반공'이라는 기치를 '반동성애'로 전환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홀에서 '한국교회의 동성애 혐오를 경계하다'를 주제로 긴급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최형묵 목사가 이렇게 말했다. 한국여성신학회와 한국여신학자협의회가 공동주최한 이날 간담회에서 최 목사는 국내 보수교단의 '3종 세트'를 거론했다. 과거에 가장 잘 드는 칼이었던 '반공주의'의 날이 무뎌지면서 새로 들고나온 게 '반동성애'고, 장차 반이슬람주의 공격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동성애자 교회 추방 등 차별조치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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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묵 목사는 한국 교회의 ‘반동성애’ 입장은 교회 내부의 세력결집을 위한 담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
ⓒ 남지현 |
이날 간담회는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등 주요 교단 총회에서 노골적인 성소수자 차별조치가 결의된 것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총회는 지난 19일 장로회신학대 등 교단 산하 7개 대학에 동성애자의 입학, 교수임용, 교직원채용을 금지할 것 등을 결의했다. 예장통합보다 보수적 교단으로 분류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총회는 동성애자를 교회에서 추방할 수 있도록 교회헌법을 개정했다. 다른 보수 교단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의 발제는 박경미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 최형묵 목사, 임보라(49) 목사, 윤관 장로회신학대 총학생회장이 맡았다.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석자 40여 명이 진지하게 듣고 함께 토론했다.
최 목사의 발언에 이어 임보라 목사도 "'빨갱이' 대신 성소수자를 택했다는 말을 많이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70~80년대에 '빨갱이'로 낙인 찍혔던 사람들이 숨어들었던 곳이 교회였습니다. 그렇다면 '빨갱이'가 성소수자로 대체된 상황에서 교회는 마땅히 수많은 성소수자들, 그리고 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낯선 이들을 위해 공간을 내어주는 것은 환대일 뿐 아니라 이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마땅한 사명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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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보라 목사가 “교회는 성소수자들을 환대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 남지현 |
임 목사는 "자신들을 절대 선으로 규정하고, 성소수자와 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고 찍어내려는 (한국 교회의) 시도에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는 자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수와 세리가 친구였듯, 우리도 성소수자와 친구 돼야"
성서 연구자인 박경미 교수는 "성경은 과학적으로, 역사적으로 많은 오류가 있는 책"이라며 "시대와 지역의 종교 문화적 제약과 한계 속에서 저자들은 성서를 썼고, 따라서 성서에는 하나님의 진리와 인간의 편견과 오류가 뒤섞여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동성애를 비난하고 정죄하는 성서 구절들은 2천~3천 년 전에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무분별하게 현대에 적용하는 것은 2천~3천년 전 고대 사회의 편견과 오류를 21세기 인간과 사회에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성서는 동성애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하나님의 자녀로 창조되었음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소수자들 역시 자기 삶의 주체이며 민주시민인데 다른 사람이 그들의 삶과 권리를 재단하는 것은 동료 시민에 대한 폭력"이라며 "무엇보다 예수께서 세리와 창녀의 친구가 되셨듯, 오늘 우리는 성소수자들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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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미 이화여대 교수가 한국 교회의 ‘반동성애’ 입장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교회에 의해 복음이 짓밟히는 현상에 비통한 마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
ⓒ 남지현 |
최형묵 목사도 성서가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다는 보수 기독교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문제가 된 건 낯선 이를 환대하지 않은 것이지 동성애가 아닙니다. 그래도 (동성애 관련) 얘기가 나오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그건 동성애가 아니라 성적 착취를 얘기하고자 한 것입니다. 성적 착취는 이성애자들 간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성서의 음식물에 관한 규정들(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문어·새우 섭취 금지 등)은 거부하면서 동성애에 관한 것만 받아들인다는 게 정당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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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담회 참가자들이 발제자들의 발표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 |
ⓒ 남지현 |
"성소수자 배척 대신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
발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박원홍 서문교회 목사는 "성소수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교인과 목회자들이 많다"며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고 관련 자료도 열심히 공급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독일 괴팅헨대학교에서 문화간 신학(intercultural theology)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황성희(44)씨는 "독일도 과거 동성애를 두고 교회 내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한 교회에서 30년 동안 토론과 합의의 과정을 거쳐 동성애자 목회자를 세우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한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은 총회에 여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주류와) 다른 이야기들이 공론화될 기회 자체가 없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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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서희씨가 한국 교회 안에서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가도록 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뭔지 발제자들에게 묻고 있다. |
ⓒ 남지현 |
최영실(67) 성공회대 명예교수는 "독일에서 형법 175조(동성애 처벌)를 가지고 동성애자 10만명을 체포했을 정도로 법이 무서운 것"이라며, "성별, 인종, 학력,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교회와 정계가 차별금지법제정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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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실 성공회대 명예교수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한국 교회와 정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 남지현 |
정숙자(82) 이주여성교회 목사는 1970년대부터 기독교 사상이 동성애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공허한 울림에 그쳤다고 회고했다. 그는 "세월이 지나 지금이라도 이 문제에 모두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굉장히 반가워 몸이 아픈데도 남양주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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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숙자 이주여성교회 목사가 “성소수자 문제를 논의하는 간담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다”고 말하고 있다. |
ⓒ 남지현 |
간담회는 여성신학회 등 44개 단체가 작성한 성명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낭독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서로 인사를 건네고 안부를 챙겼다. '신변 안전을 기도하겠다'는 농담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하나님의 피조물, 예수의 친구, 교회의 동반자" - 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동성애와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에 대한 여성신학자들의 입장
우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102차 총회의 "동성애와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입장"과 이에 따른 헌법 개정 결의안을 비롯한 각 교단의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정치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다양성과 차이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이들로서 존재 자체만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존재의 다양성과 차이는 사회의 차별과 배제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인간다운 존중을 받지 못한 채 혐오 대상으로 차별과 고통 속에 살았던 죄인들, 과부들, 장애인들, 이방인들, 바로 이들 곁에 예수 그리스도가 계셨습니다. 그는 정결과 부정, 거룩과 세속의 폭력적 경계를 넘어서, 하나님의 이름과 율법으로 차별과 혐오를 생산하던 이들의 죄악을 하나님의 빛 아래 드러내셨습니다. 그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모든 차별의 장벽을 허물고 참된 화해와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 시대 한국교회는 차별과 혐오의 폭력에 저항하며, 하나님의 생명창조 역사의 파트너로 초대받았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성소수자들을 하나님의 피조물, 예수의 친구, 교회의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거룩의 기준은 교회법이나 교단의 교리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의 유일한 기준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 단순하고도 준엄한 명령에 있습니다. 다수의 지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의 이웃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일에 앞장서는 교회는 결코 거룩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사회적 약자들, 그 가운데서도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방식으로는 세상과 소통할 수 없으며, '평화'라는 이 시대의 부름에 응답할 수도 없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이번 헌법 개정 결의안을 통해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라는 주제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교회법이 하나님 사랑의 법과 사역보다 더 우선되지 않음을 강조했던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가, 우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교회여성들과 여성신학자, 여성목회자들의 분명한 뜻을 담아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자 합니다.
첫째, 성소수자의 존엄과 인권을 존중한다.
둘째, 성지향성은 찬성/반대 혹은 옹호/비난의 사안이 아님을 확인한다.
셋째,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정을 이슈화하여 교권과 보수 정치의 세력을 재생산하려는 모든 시도를 규탄한다.
넷째, 어떠한 사람도 성소수자의 인권과 하나님의 자녀 됨을 표현한다는 이유로 교회, 교단, 그리고 신학교 내에서 차별받는 것에 반대한다.
다섯째,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에 대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성숙한 이해와 진지한 논의를 요청한다.
2017년 9월 28일
한국여성신학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