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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1] 십자가(十字架)
2017-08-28 00:24:43 | ahcs | 0 | 조회 4711 | 덧글 0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으로 윤동주를 꼽을 사람이 많을 겁니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그의 시는 쉬우면서도 애절하게 독자의 가슴을 울립니다.
일제하의 민족비극, 요절한 그의 생애가 오버랩 된 탓이기도 하지만,
그의 시에 생명의 울림과 문학적 향취가 감동스레 서려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십자가와 자화상을 다시 읽으며, 하나님의 깊은 뜻, 시인의 고뇌, 시의 생명력을 묵상해봅니다.
 
【십자가(十字架)】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자화상(自畵像)】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리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주요셉시]
 
【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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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셉시]
 
【雪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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